위스키가 먼저가 아니다. 이름은 1869년에 진수된 티 클리퍼, 즉 차를 빠르게 운송하던 범선 Cutty Sark에서 가져왔다. 그 배 이름은 다시 로버트 번스의 시 「Tam O’Shanter」 속 마녀 내니가 입은 짧은 옷에서 왔다.
말 하나가 시에서 배로, 배에서 병으로 건너왔다. 병 라벨에 그려진 세 돛대는 그래서 장식이 아니라 이름의 출처다.
노란 라벨은 브랜딩 회의에서 고른 색이 아니었다. 원래 크림색이어야 했는데 인쇄가 밝은 노랑으로 잘못 나왔다. 그대로 썼고, 실수가 한 세기 동안 이 병의 얼굴이 됐다.
커티삭은 여러 싱글몰트를 쓰지만 중심은 스페이사이드다. 배와 사과처럼 밝은 과일 향이 무겁거나 스모키하지 않은 블렌드의 뼈대를 만든다. 처음부터 ‘lighter style’을 목표로 고른 원액이다.
이 몰트의 숙성 중심은 아메리칸 오크다. 오크와 바닐라의 부드러운 단맛을 얻되 색과 탄닌은 지나치게 짙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과일과 바닐라를 품은 몰트가 배트로 흘러 들어간다.
그레인 위스키가 몰트의 모서리를 낮춘다. 조니워커 블루와 같은 블렌디드 스카치의 기본 구조지만, 여기서는 특히 가볍고 산뜻한 방향으로 비율을 맞춘다.
일부 퍼스트필 셰리 캐스크가 향신료와 말린 과일을 보탠다. 하지만 아벨라워처럼 셰리를 전면에 세우지 않는다. 향을 두껍게 칠하기보다 얇은 선 하나를 더하는 쪽이다.
몰트 원액들은 21일 동안 결합·안정화(marrying) 과정을 거친다. 여러 원액을 섞은 뒤 일정 기간 함께 두어 맛을 정돈하는 과정이다. 커티삭이 이 긴 안정화 과정을 자기 제조법의 특징으로 내세우는 이유다.
각자 튀던 향이 한 블렌드 안에서 정돈되면 안정화가 끝난다. 이후 부드럽게 여과하고 병입해, 하이볼과 칵테일 안에서도 깨끗하게 남는 ‘Born to mix’의 가벼운 스타일을 완성한다.
Cutty Sark Original 기준.
시트러스가 가장 길고 꽃·바닐라가 그 뒤를 잇는다. 몰트와 오크는 낮고 피트는 거의 접혀 있어, 진한 몰트감보다 밝고 가벼운 블렌드라는 점이 드러난다.
공식 노트도 같은 쪽을 가리킨다. 향은 과일과 꽃, 맛은 바닐라와 시트러스가 중심이다. 강한 캐스크나 피트가 한 축을 독점하지 않는다.
몽키숄더가 몰트와 바닐라 쪽으로 낮고 넓다면, 커티삭은 그보다 더 위쪽으로 들린다. 둘 다 섞기 좋은 술이지만 커티삭 쪽이 훨씬 산뜻하다.
1923년 3월 23일 런던 세인트 제임스 스트리트의 Berry Bros. & Rudd에서 시작됐다. 프랜시스 베리와 휴 러드, 스코틀랜드 화가 제임스 맥베이가 점심을 먹으며 기존보다 가벼운 블렌디드 위스키를 만들자는 이야기를 꺼냈다. 첫 목표 시장부터 미국이었다.
그 타이밍은 이상할 정도로 대담했다. 미국은 금주법 한가운데였다. 공식 브랜드 역사는 밀주업자 빌 맥코이와 ‘The Real McCoy’ 이야기를 이 시기에 연결한다. 금주법이 끝난 뒤 판매가 빠르게 늘었고, 1961년에는 미국에서 100만 케이스를 판매한 최초의 스카치가 됐다고 브랜드는 기록한다.
라벨을 그린 사람도 맥베이다. 세 돛대의 티 클리퍼를 전면에 놓았고, 크림색이어야 했던 종이가 인쇄 오류로 노랗게 나왔다. 보통 브랜드라면 폐기했을 실수가 오히려 가장 알아보기 쉬운 색이 됐다.
현재 커티삭은 Glen Turner Company가 보유하고 있으며, 블렌딩과 병입은 Starlaw의 통합 생산 시설에서 이뤄진다. 회사는 스페이사이드 몰트, 아메리칸 오크, 일부 퍼스트필 셰리 캐스크와 21일간의 결합·안정화를 현재 스타일의 핵심으로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