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라 남쪽 해안으로 조금 튀어나온 작은 곶. 바다에서 보면 정말 그렇게 생겼다.
스코틀랜드 지명에 수없이 반복되는 두 말이다. 아일라 지도에서만도 여러 번 만난다.
1996년 여름, 이 증류소는 문을 닫았다. 이듬해 그것을 사들여 되살린 것이 글렌모렌지였다. 목이 긴 증류기로 가벼운 술을 만드는 증류소가, 연기 짙기로 유명한 증류소를 떠맡은 셈이다.
이탄으로 강하게 건조한 보리가 재료다. 발효는 예순 시간을 넘겨 길게 끄는데, 그 사이에 과일 냄새가 만들어진다. 연기와 과일이 같은 통 안에 함께 있는 상태로 증류가 시작된다.
여기까지는 어느 증류소나 같다. 가벼운 것이 먼저 오르고 무거운 것이 뒤처진다. 차이는 목 끝을 넘어선 뒤에 생긴다.
라인암 아래에 작은 구리 단지가 하나 달려 있다. 목을 겨우 넘어온 무거운 증기는 응축기까지 가지 못하고 이 단지 안에서 식어 고인다. 아일라에서 이 장치를 쓰는 곳은 여기뿐이다.
단지에 고인 액체는 구리 관을 따라 스틸 몸통으로 돌아가 다시 끓는다. 이렇게 액체가 되돌아가는 일을 환류라고 한다. 다른 증류소가 목의 높이나 형태로 만드는 환류를 아드벡은 별도의 관으로 만든다.
정화관은 일부 기름지고 무거운 성분을 다시 스틸로 돌려보내 환류와 구리 접촉을 늘린다. 그렇다고 피트에서 온 강한 페놀 향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짙은 연기와 비교적 산뜻한 과일 향이 함께 남는다.
이 증류소의 몰트는 페놀 함량이 매우 높은 축에 든다. 그런데 잔에 담기면 무겁기보다 산뜻하다. 그 모순을 만드는 것이 3번의 단지 하나다.
Ardbeg 10 기준.
아일라 남쪽 해안 도로를 따라가면 라프로익, 라가불린, 아드벡이 차례로 나온다. 킬달턴 삼형제라 불리는 이 셋이 아일라 스타일을 규정했다. 같은 이탄, 같은 바다를 두고도 셋의 성격이 갈리는데, 그 차이를 만드는 장치 중 하나가 여기 달린 정화관이다.
몰트는 포트엘런 몰팅스에서 받는다. 한때는 자체 몰팅을 했지만 1970년대 말 생산이 늘면서 감당할 수 없게 됐다. 물은 로흐 위게달에서 오는데, 이 호수 이름 자체가 이 증류소의 병 이름이 되기도 했다.
이 증류소의 20세기는 대부분 블렌디드 위스키를 위한 원액 공급으로 채워졌다. 1980년대에는 사실상 멈춰 있었고 1990년대에도 한 해 두 달만 돌린 시기가 있었다. 지금의 명성은 그 공백 뒤에 만들어진 것이다.
아일라 지도에 흔히 붙는 두 말이 그대로 증류소 이름이 됐다.